김누누

수록 시집 · 여가생활

마음먹기

뭐든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들 하죠. 맞는 말입니다. 이 세상 대부분의 일은 마음을 어떻게 먹었느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물론 의도치 않은 우연에 의해 일어나는 일도 있지만 우리가 그러한 사례를 기억한다는 사실은 어쩌면 그러한 일이 잘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습니다. 마음을 먹는 일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역시 당연히 알고 계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마음을 먹는 것이 시작이고 시작이 곧 반입니다. 일단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마음은 대체 어떻게 먹는 걸까요?  그냥 본인이 마음을 먹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음을 먹는다는 말은 관용적 표현이므로 실제로 먹는 행위를 한다거나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이 그렇다고 하면 그렇게 되는 겁니다. 마음을 먹으세요. 그럼 마음이 먹어집니다. 마음을 먹지 않으면 마음은 먹을 수 없습니다. 마음 먹기 또한 마음 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마음을 먹기 위한 마음을 먹고 또 그 마음을 먹기 위해 마음을 먹고 또 먹고 마음을 먹고 마음을 먹고 뱉고 마음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습니다.  마음을 먹어보니 어떠신가요? 뭔가 달라진게 느껴지십니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마음을 먹으면 마음을 먹었다는 사실 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또한 당신이 먹은 마음이 몇 겹 째의 마음인지도 중요하고요. 마음을 먹는 마음과 또 그 마음을 먹는 마음 또 마음 그 위에 마음 또 다시 마음 과자처럼 먹는 마음 마음 과자 마음과자점 마음과자점은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마카롱 가게입니다. 너무 달지 않은 게 제 취향이에요. 근데 어디선가 들었는데 마카롱이 달지 않으면 잘 못만든 거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잘 만들고 잘 못만들고는 중요치 않습니다. 제 입맛에 맞는게 저에겐 더 중요하지요.  마카롱을 먹어봅시다. 먹는다는 감각에 먼저 익숙해져봅시다. 마카롱을 집어서 한 입 드셔보세요. 마카롱을 가로로 들고 먹으면 반대쪽으로 필링이 삐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마카롱을 세로로 들고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게 좀 더 안전해요. 안전한 마음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안전하기로 마음 먹기. 또 그 앞에 무수히 생겨나는 마음 먹기. 우걱우걱 마음을 드셔보세요. 가로로 들지말고 세로로 집어드세요. 맛이 어떤가요? 음은 마이너스를 뜻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마음은 마(-)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 마(-)카롱으로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어떤가요. 마음을 먹는다고 어떤 일이 일어났나요? 마카롱은 마카롱이고 마음은 마음입니다. 저는 그냥 마음 먹은 사람이 되었고요. 그냥 그게 전부입니다. 저는 이제 얘기를 그만 마치려고 하는데요. 더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물론 전 더 할 얘기가 없습니다. 그러니 더 듣고 싶어도 참으세요. 참는 마음을 먹으세요. 그 앞에 또 마음 그 마음을 먹으려는 마음 마음의 마음의 마음의 마음을  모두 먹으세요.